대구 자전거 여행

10-10-23 팔공산 갓바위 자전거 등산 그외.. With 500D

울스 2010. 10. 23. 17:33

 팔공산 갓바위를 자전거로 올라간게 내 블로그를 확인해보니 2년전 이맘때였다..

그때는 수능치는 동생을 위해 올라갔었는데, 오늘은 그냥 바람도 쐴겸 시속 30Km의 짜릿함을 한번더 느껴보고(??)싶어서 무작정 아침만

먹고 바로 자전거를 확인한뒤 출발하였다.

 

 시간테이블을 작성해보면,

9시에 출발하여 24시 분식점에서 맛난 참치김밥 2줄과 생수를 사고 동대구역에 잠시 들려 거사를 위해 볼 일(!)보고

대구공항에 도착한게 9시 37분이다.

 그리고 바로 불로동을 넘어가서 파군재 삼거리를 10시에 통과한뒤, 백안삼거리(동화가로 올라가는 갈림길)를 10시 30분,

갓바위 주차장에 오르니 11시 넘은 시간이었다.

 

 갓바위 주차장 중에서도 제일 높은 버스정류장 위 유스호스텔로 들어가는 길에 있는 농구장 펜스에 자전거를 묶어둔뒤 바로 갓바위를

오르기 시작했다. 역시 오르는게 힘들지 내려오는건 금방이다. 오르는 동안 돌계단의 숫자를 센다고 한걸음 두걸음 오르다가..

결국 GG치고 내려올때 세어보자는 생각에 앞사람 다리만 보며 오르고 또 올랐다.

 오르는길에 가족단위로 등산온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어떤 젊은 엄마는 작은 딸에게 "계단아 줄어들어라 얍" 이라며 즐기며 하산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한편으로 부럽기도 하고.. 어서 결혼해야지 쩝

 아무튼 갓바위 아래에서 정상 관봉 석조여래좌상까지 1시간만에 얼른 쉬지도 않고(중간에 잠깐씩 난간에 기대었다가 바로 출발) 올랐다.

 

 아직 저작년 이맘때처럼 예쁘게 단풍이 물들지는 않았지만, 종류가 본래 그런건지 붉은 단풍나무는 새빨갛게 물들어 벌써 낙엽을 만들고 있었다..

 

 백안삼거리를 지나 갓바위를 오르는 삼거리까지 가는 길은 역시나 삽질중이었다..

상황이 더 나쁜게 공사하면서 인도나 자전거가 다닐만한 도로는 일체 안중에도 없었다. 덕분에(?!) 뒤따르는 차가 있을때는 아슬아슬하게

곡예운전까지 하며 겨우 갓바위 입구까지 올랐다.

 오르는 중간에 본 연 관련 음식점이었는데, 이번 휴가지 무안을 떠올리며 다음에 언제 기회가 되면 가까운 팔공산의 이 집을 들려보고 싶다.

경사 40도를 육박하는 오르막을 2번만에 느릿느릿 오르자니 옆에 401번 시내버스가 3~4대 지나갔던거 같다.  가을 단풍철이라 버스안은

사람들로 만원이었다;; 더불어 버스도 꾸역꾸역 굉음을 내며, 평지를 여유롭게 달리는 다른버스가 부러운지 힘들게 나와 같이 오르고 있었다

 

p.s 오늘(22일)부터 팔공산 갓바위 축제가 시작된다는데, 주차장 입구부터 판매점 천막이 줄을지어 있다. 시간이 난다면 한번쯤 가볼만도..

 

 이곳은 최상위 버스 정류장옆 도로로 올라가면 유스호스텔이라는 숙박시설이 있는데, 그곳을 오르는 길이다.

적당한 그늘과 햇볕이 아름다워 사진찍기 좋은 장소인 것 같다.. 다만 단풍나무가 조금더 아름답게 물들었으면...

 

 드뎌 힘들게~ 꼭대기 목적지인 관봉 석조여래좌상이 있는 갓바위 정상에 도착했다.

오늘도 자녀들의 임용시험 합격을, 얼마남지 않은 수능시험을 치르는 전국 수험생들을 위한 기도가 한창이었다..

 지난번에도 생각한거지만, 정성을 들여 기도를 하면 평생에 한번은 소원을 이뤄준다는데 나의 소원은 아직도 순번이 멀었는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아마도 정성은 충만한데, 노력이 제로라서 그런가 보다.. '조금더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고 생활을 하자'고

다시 한번더 마음을 다잡고 내려가기로 한다.

 

 내려오는 길에 봉무공원(영신학교)을 잠시들려 나비공원을 한번더 들리기로 한다.

봉무공원을 오르는 길도 공사가 다 끝나 조금 어색하지만 깔끔하게 정비 되어있었다.. 하지만 예전 울창한 메타쉐콰이어 길이 아닌 것 같은

낯선 느낌이 들었다.

 

 봉무공원을 한참 들어가면 보이는 나비생태원이다.

바깥 날씨가 많이 춥지도 않은데 내부 온실을 들어가니 여긴 봄이다~ 나비들이 여기저기 술취한듯 날아다니고..

지난번처럼 나비가 조그만 꽃 위에 앉은 모습을 담아가려고 했는데, 양손에 든 비닐봉지가 부시럭 거려서 그런지 가까이 다가가 셔터를

누를 찰나에 저멀리 도망가버린다. 아쉬운데로 몇커트 찍고 더/워/서 얼른 나왔다.

 

 마지막으로 K2 부대 길건너 다육이(선인장)를 도매로 파는 곳을 들려서 이름모를 다육이 2종을 단돈 1천원에 구입하고

이상 팔공산 갓바위 여행을 마치려 한다.

 

 갓바위를 꼭 소원을 빌려고 가는 건 아니지만, 그곳까지 힘들게 올라서 소원을 비는 사람들을 보니 저절로 나도 '올라온김'에 하는 생각으로

또다시 2년전과 같은 소원을 빌고 내려왔다.. 노력없이 요행만으로 소원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것도 염치없는 일이지만 힘들게 돌계단 하나하나 세어가며 오르고 내렸으니 이것도 작은 정성이 아닌가 혼자서 '자기 합리화' 중이다^^;

참고로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충 살려면 갓바위 돌계단 수는 1,484계단 쯤 되었던 것 같다 (이걸로 내기나 할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