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생각

펌) 아이나비 보상판매의 진실 - 평생무료의 속셈??

울스 2010. 6. 9. 20:37

<여러분의 내비, 내일 당장 버려야 할 지도 모릅니다>

 

요즘엔 내비게이션 없는 차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인데요. 저같은 길치에게는 정말 필요하고 고마운 기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차를 사기 전에 내비부터 장만했었고 초기의 내비는 지금처럼 빨리, 정확하게 길을 찾지도 못하고 뺑뺑이도 돌리고 엉뚱한 곳으로 안내하기도 했지만 내비 없이는 길을 나설 생각도 못했던 저에게는 정말 소중한 보물이었죠. 물론 값도 지금 나오는 가장 최신사양의 내비보다도 훨씬 비쌌구요.

 

내비라는게 지도소프트웨어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어서 지도업그레이드가 되지 않는 순간 무용지물이 됩니다. 맞지 않는 지도를 믿고 따라갔다가 최악의 경우에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구요. 그런데 제가 사용하고 있는 아이나비라는 내비게이션 회사에서 요즘 갑자기 업그레이드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현존 법규상 내비게이션 내용연한은 5년인데 이는 하드웨어 단말기에 해당되는 것이지 지도소프트웨어에는 적용이 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지도소프트웨어에 대한 업그레이드를 업체측에서 일방적으로 중단해도 법적으로는 아무 하자가 없다는 논리를 펴면서요.

 

<업그레이드, 못하는게 아니라 안하는거죠>

 

내비게이션이라는 것이 지도업데이트가 가장 중요한데 더 이상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겠다는 것은 그 내비게이션을 사용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죠. 업그레이드를 중단하는 이유는 하드웨어가 구형이라 업데이트된 지도가 원만히 구현되지 않기 때문이랍니다. 2~3개월에 한 번씩 지도를 업데이트 해주는데 그동안 새로 생기고 없어지고 하는 길이 얼마나 될까요? 명목상으로는 고객의 하드웨어 탓을 하고 있지만 실상은 이렇습니다. 아이나비가 자체 단말기를 만들지 않던 초창기 시절에 소프트웨어만 개발하여 여러 단말기 업체에 팔았죠. 그러다보니 단말기 기종이 수십, 수백개가 되었고 업데이트를 하기 위해서는 그 기종별로 각각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했던 겁니다. 초기에는 여러 단말기에 지도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것이 돈벌이가 됐지만 결국 그게 자충수가 되었습니다. 각각의 단말기 특성에 맞게 업그레이드를 달리 만들어야 하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게 되었고 급기야는 감당하기 싫어진거죠. 그런 초기 고객들은 비난을 감수하고 버리는 것이 기업이익에 더 낫다는 판단을 하게 된 겁니다. 그 희생물이 초기부터 아이나비를 비싼 가격에 사서 쓴 충성고객이구요.

 

<특별보상판매 해줄게. 고맙지?>

 

국내 1위의 내비게이션 업체임을 자부하는 아이나비에서 초기 모델을 사용하고 있는 고객들에게 더 이상 지도 업그레이드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특별보상판매라는 명목으로 시중가와 별반 다를게 없는 금액으로 새 단말기로 교체해준다고 합니다. 보상판매 최소 금액이 26만원 정도입니다. 지금까지 잘 쓰고 있는 내비게이션 단말기와 메모리카드 모두 반납하고 새로 26만원을 내야 다시 내비게이션을 쓸 수 있게 해준다는 겁니다.

 

특별보상판매에 해당되는 기종들은 4~5년 전 구매 당시 지금 아이나비 최고가 기종보다도 훨씬 비싼 돈을 주고 산 것들이며 다들 "평생 업그레이드 무료"라는 광고를 믿고 산 고객들입니다. 애초에 "평생 무료 업그레이드"를 표방하지 않았다면 많은 고객들이 아이나비를 구매하지 않았을 겁니다. 저도 마찬가지이구요. 그런데 아이나비는 이제 자기들은 "평생 무료 업그레이드"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딱 잡아뗍니다. "무료 업그레이드"라고 했지 "평생 무료 업그레이드"라고 한 적은 없다면서요. 그러면서 판매자들이 제품 판매를 수월하게 하기 위해 아이나비의 의사와 상관없이 "평생 무료 업그레이드" 한다고 광고한 탓이라고 하네요.

 

일반적으로 전자제품을 사용하고 안하고는 고객이 선택하는 일 아닙니까? 컴퓨터 성능이 느려서 바꾸고 안바꾸고는 고객이 정하는 것이지 컴퓨터 회사가 일방적으로 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좀 느린 거 참고, 고사양 프로그램 안돌아가는 거 감안하면서 사용하는 사람은 계속 쓰는 거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바꾸는거죠. 그런데 내비게이션은 다릅니다. 제품을 선택하기 전까지는 고객이 마음대로 고를 수가 있지만 일단 제품을 사고 나면 주종관계가 바뀝니다. 내비게이션 업체에서 지도업데이트를 충실히 잘 해주기를 고객은 노심초사 바랄 수밖에 없죠. 어느 순간 업체에서 업데이트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면 그 순간 내비게이션은 고철로 전락하고 마는 겁니다.

 

<지우고, 감추고, 모른체 하기>

 

아이나비는 일방적인 업그레이드 중단에 항의하는 고객들의 글은 삭제하거나 비공개 게시판으로 옮기고 있고 강하게 항의하는 고객에게는 별도로 전화를 걸어 개별적으로 보상판매 가격을 협상하기도 하는 등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업그레이드를 해주다가 별다른 이유없이 일방적으로 업그레이드 중단을 선언하고 특별보상판매라는 명목으로 새 단말기 구매를 강요하는 것은 물건 하나 더 팔기 위한 얄팍한 상술에 지나지 않습니다. 기존 고객에게서는 더 이상 수익을 창출할 방법이 없으니까 일부 항의가 있더라도 물갈이를 하겠다는 의도죠.

 

예를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제가 14인치 TV를 가지고 있습니다. 화면도 작고 화질도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KBS가 쏘아주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즐기기에는 한계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KBS에서 제게 14인치 TV로는 KBS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제대로 시청할 수 없으니 전파를 쏘아줄 수 없다, 최소한 32인치 이상 되는 TV로 바꿔야 KBS를 볼 수 있게 하겠다고 선언한다면 어떤 결과가 벌어질까요? 지금 아이나비가 초기 모델에는 지도업그레이드를 중단하겠다고 하는 것이 이와 마찬가지 아닐까요?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되지" 하고 포기하면서 아이나비를 욕하고 떠나는 소비자도 봤고 항의글에 동조하는 의견을 달면서 끝까지 소비자의 권리를 찾고자 하는 고객도 보았습니다. 하지만 일개 소비자의 힘은 너무 미약하네요. 항의글은 지워버리고 감춰버리면 그만이니까요.

 

5, 60만원이나 주고 전자제품 사서 고장나지도 않았는데 3~4년 쓰다가 버리고 울며 겨자먹기로 새제품을 사야 한다면 뭔가 문제가 있는게 아닐까요?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 제2009-1)을 보면 내비게이션의 품질보증기간은 1년, 품목별 내용연수는 5년으로 정하고 있는데요. 품질보증기간 경과 후 품목별 내용연수 기간 내에 하자 발생시에는 정액감가상각한 금액에 10%를 가산하여 환급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무시하고 일방적 업그레이드 중단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내비도 내일 당장 고철이 되거나 비싼 MP3나 DMB 기계로 전락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아이나비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구 모델들의 업그레이드를 중단시키고 물갈이를 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고객을 버리는 기업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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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글 : http://www.inavi.com/_Menu/iNaviTalk/with/review_view.asp?BbsIDX=6690 아이나비 김종열님

 

 중소기업때만해도 우리제품 한번만 써보세요, 평생 무료 혜택을 드리겠습니다.. 라며 다짐하건만 배만불렀다하면 모든 기업이 돈에 맞춰

고객을 가지고 놀려고 하니.. 비단 아이나비社의 보상판매 외에도 삼성이나 LG 등의 휴대폰 시장도 똑같은 방법으로 계속 신제품이 출시되고, 멀쩡한 휴대폰도 주소록에 010 저장이 되지않아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새 폰으로 바꾸도록 하는게.. 과연 바람직한 일인가?

 

 하드웨어적인 부분이 낙후되면 바꾸는게 맞지만 소프트웨어의 경우 언제든지 수정이나 기능 추가가 가능할텐데 그저 돈벌이가 되지않는다고 나몰라라 해버린다면 냉정하게 등돌리는게 소비자일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은 정신좀 차려야 할 듯 싶다. 고객 알기를 우습게 보는게 여사니..

 

p.s 울 아버지도 아이나비 맹신자인데, 언제또 버림받으실지.. 참고로 예전에 사용하던 음성만 나오던 네비게이션(단순히 카메라 탐지..6년 사용함)은 일년에 얼마 결재만 하면 아직도 업데이트 지원된다. 좀 본받자구요~